“살 거 다 샀는데 왜 또 예산을 넘겼지?”
자취 첫 해, 나는 거의 매주 마트를 갔다. 처음엔 장보는 게 재밌었다. 가격 비교도 해보고, 할인 코너도 돌고, 1+1은 무조건 챙기고. 하지만 나중에 가계부를 정리하면서 충격을 받았다.
“분명히 필요한 것만 샀는데 왜 식비가 늘지?”
답은 동선에 있었다. 마트라는 공간은 그냥 물건을 파는 장소가 아니다. 소비 심리와 전략이 숨어 있는 심리 실험실 같은 곳이었다.
마트에서 돈이 새는 동선 패턴
내가 놓치고 있던 건 마트 구조 자체였다.
- 입구 근처에 진열된 과자·디저트 – 출입구 인지 부스팅 전략
- 1+1 코너 – 꼭 필요하지 않지만 ‘득템 욕구’ 자극
- 고기 코너 지나야만 채소 코너로 가는 구조
- 카트는 크고, 장바구니는 작다 – 심리적으로 더 담게 설계
이 모든 구조가 계획에 없던 소비를 유도한다. 나는 그 패턴에 완벽히 빠져 있었던 거다.
예산을 지키는 마트 동선 설계법
그 뒤로 나는 장보기 방식 자체를 바꿨다. 무엇보다 중요한 건 **순서**였다.
- 1. 메모는 ‘장바구니 순’으로 작성
– 냉장식품부터 마지막에 적기 (신선도 고려) - 2. 마트에 들어가면 ‘좌측에서 시작’
– 대부분의 마트는 오른쪽에 충동구매 품목 배치 - 3. 끝나면 ‘계산대에서 바로 퇴장’
– 출구 주변 상품 코너 무시하기
이 전략만 실천해도 한 달 식비가 20% 이상 줄었다. 나는 특히 ‘계산대 앞 초콜릿 존’을 지나칠 수 있게 된 게 가장 뿌듯했다.
내가 후회한 소비, 이렇게 줄였다
예전엔 1+1 물티슈, 과자, 탄산음료를 당연히 담았다. 근데 알고 보니 그 중 절반은 유통기한이 지나거나, 한 번 쓰고 방치됐다.
진짜 절약은 할인 품목을 사는 게 아니라, ‘안 사는 용기’에서 온다는 걸 알게 됐다.
장보는 시간, 줄이면 지출도 줄어든다
나는 요즘 장보는 시간을 20분 이내로 제한한다. 집에서 미리 ‘구역별 목록’을 정리한 뒤, 휴대폰 타이머까지 켜고 들어간다.
신기하게도 시간 제한을 두면, **필요한 것만 사고 바로 나오게 되고, 과소비가 줄었다.**
지출을 줄이는 사람들의 3가지 공통점
- 마트 가기 전 냉장고를 확인한다
- 장보는 요일과 시간을 정해둔다 (예: 금요일 8시)
- 카트 대신 장바구니를 챙긴다
이 단순한 습관들이 장보는 스트레스를 줄이고, 소비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게 해준다.
마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, 이미 소비 전쟁은 시작된 셈이다. 그 안에서 나만의 질서를 가지는 것. 그게 진짜 절약 전략이란 걸 깨달았다.
오늘 장을 볼 예정이라면,
딱 3가지만 기억하자: 목록, 동선, 시간.